우리친구들에게 꼭 필요한것은?

작은 진보 강무홍 선생님의 영혼의 함성...3

화진혁 2014. 7. 13. 14:53

보고 싶은 예성 친구들에게 

안녕?

지난 621일에 예성쉼터 다녀온 지도 벌써 한참이나 지났군요.

저는 그 날 예성을 떠나 지리산 친구네와 소록도에 갔다가,

다시 칠곡과 상주를 거쳐 이곳저곳 둘러보고 집으로 무사히 돌아왔답니다.

지난 주말로 기나긴 여행에 작은 마침표를 찍은 셈이죠.

그러느라 이렇게 편지가 늦어졌어요.

미안해요.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언제나 여러분을 생각하고 있었답니다.

자랑스럽게! ^^

그 날 만났던 우리 친구들 얼굴이 여행길 내내, 그리고 책상 앞에 앉은 지금도 눈에 선하고요.

듬직한 태인 씨(그냥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마을 형인 줄 알았더니, 잘생기기까지...좀 너무하지 않나요? 쌍둥이 형(?태원 씨?)도요! ^^),

멋진 성우(정말 매력적인...비명이 나올 만큼!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이 멋진 녀석에게!!)

착한 승혁이(이렇게 착하고도 잘생긴 방장을 둔 건 정말 행운입니다. 그쵸? , 여학생들의 야유가...정말 그렇다는! ㅋ^^),

아름다운 노래로 환영해준 우리의 보컬 청년, 원섭이,

상냥하고 사랑스러운 재롱둥이^^ 신성이(신성이가 잘 챙겨주고 상냥하게 얘기 걸어준 덕분에 제겐 여러분이 더 가깝게 보였어요. 고맙다, 신성아!),

승혁이와 함께 마을 저수지를 보여주러 나섰던 철웅이,

훌륭한 기타와 그에 좀 못 미치는노래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던 선화와 현정이(키도 몸집도 큰, 아주 멋진 듀엣이었죠. 기타 소리, 너무 좋았답니다),

간호사와 농부 사이에서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예쁜 한나,

조용히 배려하고 준비하고 두루 살피는, 소리없이 강한 보림이,

편지에서 뒤늦게 부방장임을 알게 된 어여쁜 예림이,

큰 키 만큼이나 마음도 큰 희정이,

반겨 맞아주었던 잘생긴 광일이....

그리고 아직은 이름과 얼굴이 잘 매치되지 않아 자신있게 이야기 못하지만,

경선이, 현지, 다은이, 승렬이, 준원이까지...(미안! 다음에는 꼭 얼굴과 이름을 똑같이 기억하도록 노력할게요)

그 날 만났던 모두의 빛나는 눈과 선한 얼굴들

마음속에 벅차게 남아 있어요.

그 날 여러분이 들려준 노래와 연주(그리고 깜찍한 율동까지^^), 너무나 고마웠어요.

이곳이 어디일까 싶을 만큼 행복했고, <광야에서>를 함께 부를 때는 마음이 울컥했죠. , 우리가 세대와 세대로 이어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무심코 목이 메었답니다.

예성의 공부방가를 부를 때는 너무너무 신났고요. 노래들의 맥락, 연쇄도 놀라웠지만,

이 어려운 노래를 모두가 가사 하나 틀리지 않고 부르는 걸 보고, 마음속으로 굳게 다짐했죠. 원주로 돌아가면 기필코 이 노래를 배우고 말리라, 하고요.

(이 노래가 너무 어려워서 배우다 말았었거든요),

그리고 비를 피해 찾아든 곳에서 함께 깊은 이야기 나누고, 우리는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읽었지요. 우리 앞에 놓인 길들, 응시하면서요.

, 그리고 행복한 밥!!

우리 모두를 위해 반찬 만들어 주신 마을의 어머니, 싱싱한 상추(상추가 그렇게 단 줄 몰랐어요)를 먹여 주신 태인 씨 아버님,

그리고 상추 따러 다녀왔을 태인 씨, 정말 고맙습니다!

덕분에 그 날 하루를 온전한 행복으로 깊이 간직하게 되었답니다.

 

그 깊고 뜨거운 시간들 뒤로 하고,

저물 무렵, 우리는 함께 마을길을 걸어 내려왔지요.

저물어가는 희뿌연 저녁 빛 속에서, 우리 예성 친구들이, 그리고 예성 친구들의 부모님과 형제들, 할머니 할아버지가 걸었을 그 길을 함께...

그 때의 그 벅찬 마음을 뭐라 표현해야 좋을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그저 뭉클한, 벅찬 환희 같은 것이 덮쳐왔었는데요,

옆에서 함께 걷던 희정이가 한 말이 지금도 귓가에 쟁쟁해요.

오늘따라 유난히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 얼마나 뭉클했는지요...

그때 희정이는 시인이었지요. 시혼에 물든.

어디 희정이만 그랬을까요.

저물녘, 그 길을 함께 걸었던 우리 모두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꿈처럼 그날 그 풍경이 다시 마음속에 살아납니다.

 

그 벅찬 감동을 제대로 풀어놓기도 전에 저는 기나긴 여행을 해야 했지만,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깊이, 마음속 깊이, 여러분을, 여러분과 나누었던 시간들을 간직하게 된 것 같아요.

그 날 우리 서로 이런 말 주고받았었죠.

이렇게 만났으니까, 이제 계속 보고, 자주 보자고요.

그래요. 계속 보고, 자주 만나요. 서로 사랑하는 만큼(설마 제 짝사랑은 아니겠죠? ^^) .

넓은 세상 열심히 보고 듣고 느끼고 탐구하며, 열심히, 열심히 살다가,

어느 한가로운 순간에 서로를 마주보며 위로받고 위로해주고

용기 북돋아 주면서요.

가을에 또 찾아갈게요.

그때까지 모두들 건강하게 지내요.

약속!

^^

 

 

---덧말

 

1. 현정이 할머니께서 챙겨주신 양파와 마늘, 친구들과 사이좋게 나누어 잘 먹고 있어요.

그 날 함께 갔던 서정화 선생님과 다른 친구들과 나누었는데요, 제 몫을 조금 떼서 우리 어머니께도 갔다 드렸죠. 햇마늘이라고 아주 기뻐하셨답니다.

귀한 것 챙겨주신 현정이와 현정이 할머니께 감사 드립니다. 할머니,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

그리고 공간을 내어주시고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신 농촌체험관 사무장님께도 감사 인사 드립니다. 건강하십시오, 사무장님!

 

2. 그 날 황 선생님 찾아뵈었을 때 짧게 말씀드렸는데요, 예성쉼터와 햇살과나무꾼(제가 일하는 곳)이 작은 약속을 했어요. 오래도록 친구처럼 지내자고요.

그 약속의 이름을 뭐라 해야 할지 몰라, 선생님께 일단 자매결연이라고 말씀드렸어요. 그 말이 좀 쑥스럽긴 하지만, 형제처럼 지낸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 같아서요.

혹시 다른 좋은 말 있으면 알려주세요. 저도 따라 부를게요. , 먼저, 새끼손가락 걸고 친구 맺고요^^

 

3. 얼마 전에 어느 책읽는어머니회에 강연을 갔다가, 여러분이 작은진보에 모금을 보내준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엄마들이 그 이야기 듣고, 우리 예성인들과 마음이 이어졌으면 싶었나 봐요. 그런데 마음만 그냥 이을 수는 없어서(잘 안 보이니까^^),

그 증거로 아주 조금 돈을 모았다고 해요. 예성인들에게 필요한 것에 쓰였으면 좋겠다고 하세요.

제가 예성 친구들에게 자세히 말씀드리겠다고 하니까, 아니다, 하고 손사래를 치세요.

그냥 이렇게 예성인을 자랑스러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만 알려 주세요, 그저 마음과 마음이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뿐이니까요, 하고요.

그래서, 엄마들의 마음, 여러분께 대신 전합니다.

 

(모두모두 사랑해요...예성인 여러분도, 책엄마들도.

제 머리 위로 만든 하트 보이나요?

안 보이면, , 마음씨 나쁜 사람! ^^)

 

4. , 그리고 편지를 맺기에 앞서, 다시 한번,

우리가 만날 수 있도록 큰 길을 내주신 황샘과 그 길을 다져준 우리 성우와 태인 씨, 현정이와 선화에게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특히 군대 다니느라 고생하면서도 만남의 자리 마련하고 준비해준 태인 씨, 너무 고마워요(너무 자랑스럽습니다).

그 날 함께 갔던 서정화님은 이럴 때, 이런 말을 자주 쓰죠.

“(, 정말 고맙다.) 돈 있으면 빵 사 먹어.”

, 황 선생님께 농담하려니 조금 쑥스럽지만...그래도...

선생님, 빵 드세요!” 하고 소리치며

이만 편지 줄입니다.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