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진혁 2019. 12. 13. 12:24

군 대체복무로 배를타고 항해하고 있는 성우가 소식을 보내왔어요...


추운날에 아프신곳은 없으십니까?
저는 여기 배가 늙어가서 일에 치이듯 살고 있습니다.

안그래도 일 중독이라서 한번 하면 계속하는데 배까지 저를 부추기니 힘이 들긴 합니다만,

처음 두세달정도는 힘내고 밤낮없이 일해서 제 마음에 드는 환경이 되고 그 이후에 저를 편하게 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행히 좋은분들 만나서 제 자신이 의문을 갖게될 정도로 칭찬을 받으며 지내고 있습니다.

칭찬에 몸이 익어 게을러지지 않으려 노력해야겠지요.
제 가족이나 남들이 걱정하는것 만큼은 힘든것 같지만 이상하게 후회스럽지는 않습니다.

지금 노력하면 몇배로 더 돌아올것같은 확신이 있습니다.

어쩌면 제가 이리 목표에 집착하는 사람이 된게 집사님 덕이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어린나이에 많은것들은 배웠고 기타에 빠지게 되면서 이렇게 자라지 않았을까요..?

 저는 이런 제가 전혀 부끄럽지가 않습니다. 집사님 혹시 부심이라는 말의 뜻 알고 계십니까?

자부심을 속되게 부르는 말로, 별것도 아닌것에 부심부린다고 표현들 합니다.

제가 정말 싫어하는 신조어중에 하나입니다.

부심부린다고 뒤에서 욕하는 사람보다는 그렇게 자기 일에 자부심 갖고 사는 사람이 백배는 잘 살고 있는것 아니겠습니까?

마치 어릴적 공부방밖에 몰라 어른들과 싸우려했던, 또 여기저기 말하고다니며 친구들을 데려오는걸 부끄러워하지 않았던 저희들처럼 말입니다.

집사님.. 지금 생각해봐도 저는 그때가 부끄럽지 않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하면서 저보다 잘 배운 사람 있냐고 나와보라면 누가 감히 손들고 나오겠습니까?

이게 집사님이 일궈낸 일이십니다.. 이런 마음을 부심이라고 욕하기엔 너무 아름답지 않습니까?
부심이라는 말은 자기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써서는 안되는 말입니다.

더불어 돌아볼줄 아는 사람들은 쉽게 뱉지 않겠지요. 하지만 세상에는 부심가진 사람과 그게 아닌 사람 두 부류 뿐인것 같습니다..

저들이 서로를 그렇게 부르기 때문이고 그게 아니면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 사람들 뿐이니 그런 것이겠지요.

저는 이 두 축에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집사님께 배운대로 말입니다.
강무홍 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 처럼 집사님이 저희를 자랑스럽게 여기시며 행복해하셨으면 좋겠어서 손이 쉽게 멈춰지지가 않습니다..

그때의 저는 집사님께 자랑스러운 제자였다는걸 알기에 참으로 기뻤는데 말입니다..

 어쩌면 지금 이렇게 계속 글을 이어나가는 것이 지금도 집사님이 저를 자랑스럽게 여겨주셨으면 싶어서 그런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젠 다 커버렸는데도 계속 모르겠다는 말을 하는 저는 집사님 앞에서는 아직도 한참 부족한 아이이기 때문일 겁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제가 멀리있긴 한지 한국은 춥고 눈이 온다던데 여긴 여전히 덥기만 합니다.

 6시간 시차에 누구와도 연락하고 지내기 힘들지만 집사님 마음은 느껴지는것 같습니다.

시차같은 핑계를 대며 은근슬쩍 넘어가려 하는 저이지만,

제가 그런 사람이였겠지만..

집사님께 배운 뒤로는 연락 자주 못드려 죄송스럽습니다 라고 말 못하는게 더 부끄러운걸 압니다.

그래서 저는 자신있게 부끄럽고 죄송스럽습니다.
그리고 더 자신있게 사랑합니다 집사님..
건강히 지내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