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함께 꿈꾸는 복지공동체 발췌

고립·은둔 청소년 발굴하고 지원한다

화진혁 2024. 3. 14. 20:36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사이트.

 여성가족부는 전국 12개 지역에서 ‘고립·은둔 청소년 발굴 및 지원’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관심있는 청소년과 보호자는 신청하기 바란다.  https://www.gjdream.com/news/articleView.html?idxno=641114

 

 

 ▲고립·은둔 청소년을 원스톱 패키지로 지원한다

 최근 여성가족부는 제22차 청소년정책위원회를 개최, ‘고립·은둔 청소년 발굴 및 지원방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고립·은둔 청소년의 심신 회복과 사회 복귀, 가족관계 회복을 지원하는 ‘고립·은둔 청소년 원스톱 패키지’ 시범사업은 3월부터 전국 12개 지역에서 실시된다. 여성가족부는 ‘고립’은 사회활동이 현저히 줄어들고 긴급 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인적 지지체계가 없는 상태를, ‘은둔’은 사회활동을 하지 않고 제한된 거주 공간에서만 생활하는 상태를 일컫는다고 설명했다.

 ‘고립·은둔 청소년’에 대한 법적 정의는 아직 없고 일부 조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기도 은둔형 청소년 지원에 관한 조례는 ““은둔형 청소년”이란 청소년기본법 제3조제1호에 따른 청소년으로서 집이나 한정된 공간에서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생활하여 정상적인 학업 수행 및 사회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으로 한다.”고 정의했다.

 

 ▲최근 고립·은둔 청소년은 늘고 있다

 고립·은둔 시기가 10대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조기 개입이 필요하다. 평범한 학생이던 홍길순(가명)은 초등학교 5학년부터 이어진 따돌림에 중학교 1학년 때 마음의 문을 닫고 방으로 들어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23년 고립·은둔 청소년 비율은 5.2%이고, 이를 13세에서 18세 청소년 인구에 적용하면 그 수는 약 14만 명 규모로 추정한다. 이에 정부가 이들이 다시 사회에 나와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은둔 청소년 스크리닝 척도를 활용해 고립·은둔 수준을 구체적으로 진단하고 상담과 치유, 학습 등 전 과정을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고립·은둔 청소년을 발굴하기 쉽지 않다

 전통적인 복지 수급자인 고아, 독거노인 등과 달리 고립·은둔 청소년을 발굴하기는 쉽지 않다. 고립·은둔 청소년의 특성상 직접 도움을 요청하기는 어렵기에 부모를 포함한 보호자와 주변인의 신청이나 신고가 절실하다.

 정부는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워하는 고립·은둔 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해 편의점 등 지역사회 협업을 추진한다. 고립·은둔을 비롯한 위기청소년 맞춤 정보 안내와 서비스 신청이 가능한 청소년1388 대국민포털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할 계획이다.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추진한다

 정부는 고립·은둔 시범사업을 3월부터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이하 꿈드림센터) 12곳을 중심으로 추진할 작정이다. 고립·은둔 수준 진단부터 상담, 치유, 학습, 가족관계 회복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시범사업 대상 지역은 경남, 서울 노원·도봉·성북·송파, 대구 동구·달서구·달성군, 경기 수원·성남, 경북 포항, 전남 여수 등이다.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는 학교 밖 청소년의 개인적 특성과 상황을 고려한 상담지원, 교육지원, 직업체험 및 취업지원, 자립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이 청소년들이 꿈을 가지고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준비하여 공평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이다.

 시범사업이 실시되지 않는 지역은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 기존 청소년안전망을 통해 심리·정서 상담 중심으로 우선 지원한다. 이 센터는 전국 모든 시·군·구와 시·도에 설치되어 청소년에 대한 상담·긴급구조·자활·의료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곳이다.

 

 ▲시범사업은 맞춤형 지원체계로 연계한다

 이번 시범사업의 지원 방안에 따르면, 고립·은둔 청소년 발굴을 위해 학업 중단 이후 꿈드림센터로 정보가 연계됐으나 3개월 이상 센터에 등록하지 않거나 센터를 이용하지 않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전담 상담사가 고립·은둔 여부를 확인하고 고립·은둔이 확인된 경우 맞춤형 지원체계로 즉시 연계한다.

 최근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초·중 과정(의무교육)뿐만 아니라 고교과정 중단 청소년 정보도 꿈드림센터로 자동 연계된다. 이에 따라 고립·은둔 청소년 파악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범사업을 운영하는 꿈드림센터는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지난해에 개발한 ‘은둔 청소년 스크리닝 척도’를 활용해 개인별 고립·은둔 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진단한다. 필요할 경우 일대일 전담 관리사가 가정방문 등을 통해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문 상담도 제공한다. 정서적 교류와 심신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고립·은둔 상태에서 자해 위험 등의 위기가 발생한 경우에는 거주지 인근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집중심리클리닉’과 연계해 고위기 특화 전문 상담과 치료기관 연계 등을 지원한다. 학업을 지속하길 희망하는 청소년을 위해서는 맞춤형 학습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오프라인 교육 외에 메타버스를 이용한 온라인 교육 콘텐츠도 제공한다.

 

 ▲자립할 수 있도록 사후관리도 운영한다

 아울러 고립·은둔 상태에서 회복된 청소년이 재고립·은둔에 빠지지 않고 사회관계를 유지하며 자립할 수 있도록 사후관리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지원대상 청소년의 사회 적응도에 따라 최소 3개월 이상 사후관리를 지원하는데, 경제적으로 취약해 도움이 필요한 은둔형 청소년은 ‘위기청소년 특별지원’으로 연계해 필요한 경제적 지원(월 65만 원 이하의 생활비와 연 200만 원 이하의 치료비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진로 선택에도 어려움이 없도록 국립·공공 청소년시설에서 운영하는 진로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학교 밖 청소년 자립·취업 지원 서비스를 통해 맞춤형 직업훈련과 일경험(인턴십) 등도 지원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 소식을 반기면서도 지속적인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윤철경 송파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장은 “성과가 안 난다고 해서 정책이 무너지면 재능이 많은 청소년들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전국 고립·은둔 청소년 실태조사도 한다

 여성가족부는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정책을 내실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실태조사 실시, 법적 근거 마련 등을 통해 정책 기반 역시 강화한다. 오는 5월 고립·은둔 청소년의 생활 실태,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전국단위 실태조사를 처음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고립·은둔 청소년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정책을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청소년복지지원법상 지원 대상에 고립·은둔 청소년을 포괄할 수 있도록 법 개정도 추진한다.

 한편, 이 시범사업은 전국 꿈드림센터 200여 곳 중 12곳만 참여해 그 수가 매우 적고, 충원되는 인력 역시 대부분 비정규직(센터당 평균 3명)으로 한계가 있다. 고립·은둔 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해선 더 높은 전문성이 필요하고, 청소년은 학교 안에서의 따돌림과 폭력으로 은둔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학교와의 협력이 절실하다. 고립·은둔 청소년이 이웃과 어울려 살길 기원한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https://www.kyci.or.kr

 이용교 (광주대학교 교수·복지평론가) ewelfar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