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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자치연구소

청소년활동

안전한 활동 보장은 사회의 책임

; 경주 마우나리조트 사고에 대한 청소년활동진흥네트워크의 입장



경주에서 슬픈 사고가 있은지 오늘로 닷새가 되었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생을 마감한 아깝고 아까운 사람들의 명복을 빕니다.


다쳐 병원에 있을 사람들, 다 구하지 못해 발을 굴렀을 친구, 선배들, 가족, 사랑하는 이를 잃은 분들을 생각하면서 침통한 마음으로 닷새째를 보냅니다. 


어찌하여 그런 사고가 발생한 것인지, 우리 사회는 무엇을 수습하고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지 많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그렇게 얇고 휑하게 폭설을 이고 있는 건물은 없어야 합니다. 대학생이, 청소년이 모여서 활동할 때, 마음껏 튼튼하고 안전하고 좋은 시설에 머무를 수 있어야 합니다. 도대체 어떤 사회가 그 많은 대학생, 청소년들이 활동하는데 그런 허술한 시설 밖에 자리를 줄 수 없단 말입니까.


지난 월요일의 사고는, 청소년들에게 양질의 자리를 아낌없이 마련하고 지원해주지 못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책임 같습니다. 전국 곳곳 자연과 도심에 있는 청소년시설은 공공시설로서 확충되고 충분히 무상으로 제공될 수도 있어야 하는데도, 현실은 공적예산 지원은 거의 부족하여 스스로 수익을 내야만 운영할 수 있는 상황이고 따라서 공유공간으로서의 공공성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봄이면 봄의 아름다움을, 겨울이면 겨울의 즐거움을 느끼려 할 때, 혼자 살아남기 힘든 세상에서 서로 기대고 같이 성장하기로 의기투합할 때, 건강한 밥을 먹으며, 좋은 시설과 공간을 누리며, 스스로 계획한 것들을 즐거이 마치고 기운차게 돌아올 수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는 그런 거 하지마, 그런 데 가지마, 라는 말로는 이번 사건이 해결될 수 없습니다. 스스로 준비했던 활동 자체가 문제였으며 앞으로는 하지 말라는 것은 대책이 될 수 없습니다. 대학생 자율활동에 대한 '폐지' '금지'운운되고 있는 것은 심히 유감입니다. 이번 사고를 겪고 있는  대학생,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활동에 대해 스스로 비난하고 상처가 깊어질까 우려됩니다.


중앙정부에 청소년, 대학생의 자치활동을 다 신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 이는 우리 사회 안전관리문화가 척박하다는 반증입니다. 학생들을 탓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 기업에 있으며, 부실한 건물을 허가해 준 지자체에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안전담론은 이제 '스스로 참여하여 관리하는' 방향, 그것을 공적영역이 어떻게 지원할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사실상 활동을 위축시키는 '사전신고' 를 의무화하는 방법은 안전관리문화를 더 연구하고 마련할 기회를 일찍 닫아버리는 처사입니다.


더 안전한 시설이 더 많이 우리의 활동을 위해 공공의 영역에서 보장되어야 합니다. 청소년들의 활동을 진흥해야 한다는 백년지대계와 공존하고, 그것을 지원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청소년들의 활동이 제대로, 마음놓고 이루어질 수 있는 사회를 요구합니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2014. 2. 22 

청소년활동진흥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