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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세월호 ..그리고 그 후 2년...

우리 친구들이 조용히, 
하지만 진심을 다하여 오늘 추모공연을 하였습니다.
아픔을 위로하는 눈물의 빗줄기와 
그속을 지키는 수많은 촛불들 속에서 우리 친구들도 
지역에 나아가 작지만 단호한 우리들의 마음을 전하고 왔습니다.
농어촌 희망재단 공모사업으로 
한껏 교만해진 내자신을 우리 친구들이 준열히 꾸짖는듯하여  
한쪽 가슴이 정말 아프면서도 감동이라는 이름에 
나머지 한쪽 가슴이 새롭게 뜀을 느낀 참으로 귀하고 귀한 시간 이었습니다. 
stay  humble....
.
.
2년전의  아픔을 우린 잊지 않겠습니다.
영면하소서~~~














열일곱 나의 친구에게

박일환

세월호가 가라앉던 날

7교시에 방과후수업에 야자까지

정해진 일과는 빈틈이 없었다

어른들이 제일 먼저 달아난 선장을 욕하고

어른들이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며 탄식하고

어른들이 대한민국이 함께 침몰했다며 분노하는 동안

우리는 교실 안에 잘 갇혀 있었다

수학여행도 체육대회도 취소하고

교실 안에서만 지내라고 했다

며칠 후에 치러진 중간고사 때는

정답은 시험지 안에만 있다고 했다

안에 있는 게 안전한 거라고 했다

안에서 가만히 기다리면 된다고 했다

 

그렇게 기다리다 보면 어른이 되겠지

어른이 되어서도 기다리겠지

무얼 기다리는지도 모르고

가만히 앉아서 눈 감고 기다리다 보면

, 저기 누가 오고 있구나

반갑게 손을 흔들고 싶은데

돌연 컴컴하고 아득하고 검질기게 들러붙어

숨구멍을 틀어막는 이 괴물은 뭐지?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순식간에

416일의 진도 앞바다로 끌려 들어가는 악몽을

일상처럼 거느리고 살게 되겠지

 

이제 그만 밖으로 나오너라

어서 빨리 나오너라

부름의 시간은 언제나 너무 늦었고

야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 내 친구는 어디로 갔지?

나도 모르게 중얼거릴지도 몰라

정답과 오답이 뒤바뀐 답안지를 들고

차가운 물속으로 하염없이 잠겨 들어간

친구야

친구야

친구야

부르다 왈칵 눈물이 쏟아질지도 몰라

 

너와 나는 똑같은 열일곱

먼 훗날 나의 열일곱을 생각하다

영원히 열일곱으로 남은 너를 떠올릴 테지

가만히 기다리라는 말,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그 말도 함께 떠올릴 테지

그때까지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친구야

친구야

친구야

 

 
















꽃잎 속에 별빛 속에

 

 

한 송이 노오란 꽃이 된 아이들아

내 가슴에 박혀 별이 된 아이들아

 

꽃도 별도 모두 내 가슴속에 있어서

너희 고운 얼굴은 내 안에서 반짝이고 있단다.

 

그러니 나의 아이들아

외로워마라..

꽃잎 속에서

별빛 속에서

또 부는 바람 속에서

우린 함께 있는 거란다.

다시 만나는 그 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