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농활 16일차 일지 ‘ 감사.. 그저 감사 ’
아침산책을 아무 생각없이 다녀와서는 잠을 설친 몸이 신호를 보내 듯,
이불 안으로 파고들었다. 멍하니 20분을 흘려보내고 씻고 출근길에 올랐다.
먼저 출근한 은희선생님과 포옹인사를 하고 일과준비를 했다. 졸업여행 회계를 담당하여
예산안 수정을 해야하고, 도보순례 식사 ․ 물품팀 품목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야 했다.
경희선생님이 한지공예체험 아이들 인솔을 부탁하셨다. 거부하지 않았다. 오히려
복잡한 내 감정을 가라앉힐 수 있는 시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과업을 잠시 미루고
아이들과 한지공예체험 다녀왔다. 아이들 무리에 속해 한지체험을 하니 생각은 많이
줄었다. 아이들도 만족하듯 웃었다. 웃어주는 아이들에게 고맙고 경희선생님께 감사했다.
한지공예를 마치고 오자마자 점심식사가 시작되었으나, 밥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혜신선생님과 승은선생님이 넌지시 다가와 수고했다며 밥 먹자고 말했다. 동료를 생각해
주는 마음이 너무 고마웠다. 먹고 감기약 먹자며 제안해주는 동료들에게 고마웠다.
각자 맡은 과업에 대해 생각하기도 빠듯한 시간인 걸 잘 알고 있다. 그러한 시간을 쪼개
틈틈이 동료의 몸 상태를 물어주는 동료들에게 그저 감사하다.
점심식사 후, 졸업여행 회의 진행했다.
아이들이 세심한 부분까지 생각하며 발표를 한다. 눈을 바라보며 본인의 입장을 말한다.
친구들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양보하는 법을 안다. 그렇기에 그 보다 더 갚진 것을 얻는다.
역시나 느끼는 것은 약간의 차이가 만드는 큰 결과였다. 회의를 진행하는 데 있어
아이들의 역할과 멘토들의 역할이 분명해야 하고, 참견해야할 범위가 있다.
그런 원칙들이 무너지면 회의를 안한만 못하다. 아이들의 의견이 답답하다며 보드마카를
빼앗고, 칠판에 거창하게 끄적이며 본인의 생각을 말하며 아이들을 설득한다.
아이들은 본인의 의견을 깊이 묻어버린다. 그리고는 마치 스펀지에 물 스며들 듯
거창하지만 속은 텅 빈 말에, 계획에 스며든다. 그 결과가 어떠한지는 매 순간마다
느껴왔기에 이제는 반성만으로는 바꿀 수 없다. 반성을 할 시간에 느끼고 배운다.
아이들의 의견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해야한다. 실무자와 멘토들의
가장 크고 어려운 역할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또 다시 ‘ 나만의 방식 ’으로
자신감의 차이가 아니라 선배들과 어른들의 ‘ 기 ’때문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고
또, 마땅히 아이들의 의견을 마음대로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내일부터 3일간은 중3 3명의 아이들과 기획한 졸업여행을 간다.
들은 말처럼, ‘ 실무자의 입장에서 여행자의 마음으로 여행을 한다. ‘ 라는 마음을
개인 목표로 삼고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또, 그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을 겪으며 성장할 수 있었으면 하는 큰 바람이다.
감사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에 대한 감사함이 어색해질지도 모른다.
표현을 하지 않는다면 표현을 하는 데 있어 인색해질지도 모른다. 그저 일 하나하나에
감사하고 지금 내 주위에 환경, 사람들에 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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